몇일 전 한 고객님이 매장에 방문하셨습니다.
2009년에 다른 비스포크 양복점에서 맞추셨던 캐시미어 자켓과 바지를 가져오셔서 “자켓은 멀쩡 한데 바지가 찢어져 더 이상 못 입겠다”하시며 자켓과 잘 맞는 컬러의 바지 원단을 찾아봐 달라고 의뢰해 주셨습니다.
2009년에 맞추셔서 올해 까지도 입으셨으나 비스포크방식으로 제작된 자켓으로 큰 변형이 없었습니다. 다만 자켓 안주머니에 펜과 수첩을 넣고 다니셨는지 자켓 안 주머니 입술이 헤진 것 빼고는 멀쩡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같이 가져 오신 바지는 안타깝게도 아래 사진과 같이 힙의 뒤 밑이 좌악~~ 찢어져 수선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같은 원단을 구해 새로 제작해야만 멀쩡한 자켓을 활용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뒷 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니셨는지 뒤쪽 지갑에 쓸리는 곳을 2번 짜집기 하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자켓 원단 컬러에 맞춰서 바지원단을 고를때 오래된 플란넬 원단으로 고르셨던 원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플란넬 원단은 따뜻한 촉감으로 좋으나 무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오래된 원단은 탄력이 감쇠되어 약해집니다.
가장 비슷한 원단과 컬러로 콤비네이션으로 입으셔도 될것 같았으나 고객님께는 저 바지 보다 더 진하고, 자켓과 같은 컬러감으로 원하셔서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번치 북과 원단들을 대조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원단을 찾지 못하여 다음날 동대문 광장 시장(남성복지 도매상가)에 가서 비슷한 컬러의 색숀 원단(플란넬 보다 튼튼한)을 뒤져 봤습니다. 백방으로 수소문 해 봤지만 원단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검정에 가까운 컬러와 캐시미어 특유의 윤기로 인해서 컬러를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고객님은 자켓과 바지를 다시 가져가셨고 아마도 폐기 처분 하시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듯 시즌이 지난 옷의 원단은 다시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5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지갑은 바지 뒷 주머니보다는 가방이나 자켓 안주머니에 넣을 것.
- 최근에는 스마트 폰의 활용으로 소지품이 많이 줄어 주머니를 경량화 하는 추세입니다.
- 소지품을 많을 소지시 맞출 때 미리 말해 주시면 주머니를 튼튼하게 제작합니다.
- 수트를 맞출 때는 추가로 바지를 한장 더 맞출 것
- 원단은 염색할때 같이 들어간 원단이 아니고서는 같은 컬러로 다시 염색을 한다 하여도 한곳에 놓고 비교해 보면 다른 컬러로 보이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시즌이 지나고 품절이 되어버리면 같은 원단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 같은 원단으로 수트를 맞추 더라도 바지를 더 자주, 더 오래 입기때문에 더 많은 곳이 마찰이 일어나며, 헤질 가능성이 더 많아짐. 2장의 바지를 돌려 가며 입으면 한벌의 수트에서 자켓만 남아버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 할수 있습니다.
- 콤비네이션으로 맞춤 시 자켓 원단보다 좀 더 튼튼한 원단으로 바지를 맞출 것.
- 수트는 하루 입으면 하루는 쉬게한다.
- 비스포크 수트는 원단의 특성을 살려서 제작되므로 번갈아 입어 원단의 떨어진 복원력을 회복시켜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G.F Tailor 에서 비스포크 수트를 맞춘다.
- 위 사항들을 모두 고려하여 고객님에게 디자인 및 원단을 제안해 드립니다.
- 위 사항들을 모두 고려하여 고객님에게 디자인 및 원단을 제안해 드립니다.